작업             약력

잔상의 형태들 (Formen von Nachbildern)

2023
종이, 풀, 물
가변 크기
Kunstverein Sundern-Sauerland e.V.

사진: Amir Hossein Jalilian

평소에는 각자의 몸 안에서만 은밀하게 경험되는 잔상의 형태들이 이 작업에서는 바깥으로 드러나 타인과 마주한다. 덧없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이러한 현상은 변형의 과정을 거쳐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물질적 형태를 갖게 된다.

이 설치는 천창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광을 하나의 살아 있는 매체로 사용한다. 관람자는 눈을 뜬 채 작품의 물리적인 구조를 바라본다. 그리고 눈을 감는 순간, 방금까지 눈앞에 있던 작품의 형태가 잔상으로 남아 자신의 시야 안에서 다시 나타난다. 외부에 존재하던 형태가 관람자의 내부에서 경험되는 이미지로 전환되는 것이다.

눈을 뜨고 작품을 바라보는 경험과 눈을 감고 그 형태의 잔상을 경험하는 일이 서로 교차하면서, 외부의 물질적 대상과 그것을 바라보는 개인의 주관적인 감각 사이의 경계가 흐려진다. 작품과 지각은 더 이상 분리된 것이 아니라 서로 스며들며 하나의 경험을 만들어낸다.